교통사고 처리 절차: 과실비율·보험·형사합의의 흐름

· 생활 법률 시리즈 Book 8 · 프로랩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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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퍼가 부딪히고 차가 멈춘다. 내려서 상대 얼굴을 확인하고 죄송하다는 말이 오가고 명함을 주고받고 보험사끼리 처리하자는 말로 현장이 정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이 되지 않는다.

며칠 뒤 통보받은 과실비율은 납득이 되지 않고, 담당자의 설명은 맞는 말 같은데 무엇을 더 물어야 할지 모르겠고, 어느 날에는 경찰서에서 출석하라는 연락이 온다. 충돌은 3초 만에 끝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절차는 짧게 잡아도 6개월이다.

이 책은 그 6개월을 시간축 위에 펼쳐 놓는다. 지금이 사고 며칠째인지, 다음에 오는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 지점에서 무엇을 근거로 결정해야 하는지를 사고의 시간 순서 그대로 배치했다.

1장은 사고 직후 72시간에 답한다. 구호조치와 신고 중에서 무엇이 법적 의무이고 무엇이 선택인지, 경찰에 신고할 것인지, 보험 접수는 언제 하고 병원에는 며칠 안에 가야 하는지를 여섯 국면으로 나눠 짚는다.

2장은 과실비율이 만들어지는 계산 구조를 해부한다. 손해보험협회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에서 기본과실이 어떻게 잡히고 선진입이나 현저한 과실 같은 수정요소가 어디서 붙는지, 통보받은 숫자를 어떤 근거로 되물을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3장은 이미 가진 보장의 지도를 그린다. 자동차상해, 무보험차상해, 시세하락손해, 대차료처럼 가입해 두고도 청구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돈이 되어 버리는 항목들을 약관 구조 위에서 정리한다.

4장은 진단서와 치료가 금액으로 바뀌는 경로를 따라간다. 상해급수와 휴업손해의 소득 증명, 약관 기준과 법원 기준이 따로 움직이는 위자료를 다루면서, 아프다는 사실이 아니라 아프다는 기록이 왜 돈이 되는지를 설명한다.

5장은 형사 절차와 12대 중과실이다.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원칙적으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원칙이 언제 통째로 꺼지는지, 진단 2주짜리 접촉사고에서도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과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이 왜 형사사건이 되는지, 도로교통법 제54조의 조치의무는 어디서 갈리는지를 다룬다.

6장은 형사합의의 기술이다. 얼마를 줄지보다 이 돈이 무엇에 대한 대가인지, 언제 건네는지, 합의서에 어떤 문장이 들어가는지가 결과를 가른다는 것을 문구 단위로 짚는다. 잘못 쓴 합의서 한 줄 때문에 민사 배상에서 같은 돈을 다시 내주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

7장은 보험사와 마주 앉는 협상과 분쟁, 8장은 사고 유형별 실전 시나리오다. 앞 장이 만들어 둔 카드를 실제 협상 테이블과 개별 사고 상황에서 어떻게 꺼내 쓰는지, 가해자가 된 경우의 90일 로드맵까지 이어진다.

차별점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판단 기준이다. 검색하면 나오는 용어 정의 대신 담당자의 설명을 검증하는 질문을 더 많이 담았고, 금액이 등장하는 대목은 모두 가상 사례와 예시 계산으로만 썼으며, 수치가 걸린 판단은 가입 보험사 약관과 최신 기준으로 다시 확인하라고 그때마다 못 박는다.

부록 3종은 이 책을 읽는 도구에서 쓰는 도구로 바꾼다. 시간대별 실행 체크리스트와 촬영 12컷 표, 기본과실 확인 워크시트와 보험사 제출용 이의제기서 완성 문안, 합의금 산정 워크시트와 입장별 형사합의서 표준 문안 3종, 처벌불원서와 탄원서 문안, 시효 관리표까지 그대로 꺼내 쓸 수 있다.

이 책을 덮은 뒤에는 사고 처리의 전체 지도가 머릿속에 남는다. 통보서를 받았을 때 어느 항목을 어떤 근거로 되물어야 하는지, 합의서에 서명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하게 된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리에서 근거를 제시하는 자리로 옮겨 앉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만드는 변화다. 절차는 여전히 길고 번거롭지만, 모르는 채로 끌려다니며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지나치는 일은 더 이상 없다.


[저자 소개]

김프로랩은 교통사고 손해사정과 자동차보험 약관, 과실비율 분쟁, 형사합의 실무를 한자리에 모아 다루는 실무자 집단입니다.

보상 실무를 보던 사람, 약관과 지급 기준을 따지던 사람, 형사 절차와 합의 서류를 다루던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 목격한 것이 이 작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은 보험사에 물으면 형사 문제는 저희 소관이 아니라는 답을 듣고, 형사 문제를 물으러 가면 보험금은 따로 알아보라는 답을 듣습니다. 그 사이의 빈칸에서 시간과 권리가 함께 사라집니다.

그래서 이 책은 사고 직후 72시간부터 과실비율, 약관, 치료, 형사 절차, 합의, 분쟁 조정까지를 하나의 시간축 위에 올려놓고 썼습니다. 독자가 지금 서 있는 지점을 찾고 다음 한 칸을 내다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집필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약관 조문과 과실비율 인정기준, 절차 규정처럼 확인할 수 있는 근거 위에서만 설명합니다.

둘째, 개념 설명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 무엇을 촬영하고 어떤 서류를 어디에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는지까지 문장으로 적습니다.

셋째, 유리한 결과를 장담하지 않습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다르고,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것은 판단의 기준과 준비의 순서이지 결론의 보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고는 한 사람의 경험담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손해사정과 약관, 형사 실무를 각각 맡은 사람들이 같은 문장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검토해, 한쪽 시야에서만 옳은 설명이 남지 않도록 걸러냈습니다.

부록으로 제공하는 90일 대응 체크리스트와 과실비율 자가진단 템플릿, 형사합의와 보험금 청구 서류 패키지는 그 검토 과정에서 실제로 필요했던 서식만 골라 정리한 것입니다.

김프로랩이 바라는 것은 독자가 모든 것을 맡기고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사건의 진행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교통사고는 평생 몇 번 겪지 않지만, 그 몇 번의 순간에 내린 판단 하나가 수백만원 단위의 차이를 만듭니다. 총 손해액이 삼천만원인 사건이라면 과실비율 10퍼센트포인트는 삼백만원이 움직인다는 뜻이고, 그 10퍼센트포인트는 사고 직후 며칠 동안 무엇을 남겨 두었는지에서 갈립니다.

보험사 담당자의 설명을 검증할 수 있게 됩니다. 합의 제안서의 총액이 아니라 항목별 단가와 기간과 적용 계수를 지목해 서면으로 산출 근거를 요구할 줄 알면, 같은 사건에서 오가는 금액의 폭 자체가 달라집니다.

제안서에서 가장 자주 비어 있는 칸은 휴업손해, 향후치료비, 상실수익액 세 항목입니다. 이 칸들은 손해가 없어서 비는 것이 아니라 판단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비워 둔 것이고, 소득 자료와 진단서를 붙이는 순간 다시 계산되는 항목입니다.

청구하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는 보장이 증권 뒷장에 조용히 들어 있습니다. 무보험차상해, 다른 자동차 운전담보, 법률비용, 렌터카 손해담보는 가입해 두고도 모르면 한 푼도 나오지 않으며, 보험사가 먼저 전화해 챙겨 주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보험이 있다는 말만 듣고 접어 버리는 돈이 있습니다. 대인배상 II가 없거나 면책되거나 보상 한도가 내 손해에 미치지 못하는 차는 약관상 무보험자동차이고, 그 차액을 채우는 무보험차상해는 보험사가 가해자에게 구상하기 때문에 이 담보를 썼다는 이유로 보험료가 할증되지도 않습니다.

형사 절차는 생각보다 자주 열립니다. 종합보험에 들어 있어도 운전자 한정 특약을 벗어난 사람이 몰았거나 연령 조건에 미달하면 보험 특례가 무너지고, 사고 뒤에 특약을 바꿔도 소급되지 않아 남는 길은 합의 트랙 하나뿐입니다.

중상해 여부는 진단 주수가 아니라 후속 진단서에 적힌 표현으로 갈립니다. 12주 진단이라도 중상해가 아닐 수 있고 6주 진단이라도 한쪽 시력을 잃으면 중상해가 되며, 그 한 줄이 수사기록에 들어가는 순간 사건 분류와 준비해야 할 합의금의 자릿수가 함께 바뀝니다.

형사합의는 금액보다 시점이 돈을 정합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공소를 막고 그 뒤에는 양형 자료로만 쓰이며, 한 번 표시한 처벌불원 의사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

시효를 넘기면 근거가 아무리 좋아도 받지 못합니다. 보험금청구권은 3년이고 벌금과 변호사선임비용은 확정되고 실제로 지출한 뒤에야 청구되므로, 담보마다 다른 기산점을 표로 관리하지 않으면 청구 자격 자체가 사라집니다.

매달 나가는 보험료 가운데 겹쳐서 새는 돈도 찾아냅니다. 실손형 특약은 계약이 셋이어도 실제 지출 한도 안에서 비례로 나눠 낼 뿐이므로, 중복 가입을 정리하면 보장은 그대로 둔 채 지출만 줄일 수 있습니다.

부록 세 권은 읽고 덮는 글이 아니라 사고 당일부터 그대로 쓰는 서식입니다. 90일 대응 체크리스트와 촬영 12컷 표, 보험사 제출용 이의제기서 완성 문안, 입장별 형사합의서 표준 문안과 시효 관리표까지 들어 있어 필요한 날 빈칸만 채우면 됩니다.


[읽고 나면 달라지는 점]

읽기 전에는 사고 현장에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상대와 말다툼을 하다 사진 몇 장만 남기고 자리를 뜹니다. 읽고 나면 촬영 12컷 표와 시간대별 체크리스트를 따라 차량 최종 위치와 신호 상태, 노면과 블랙박스 시간까지 순서대로 남기고 나중에는 만들 수 없는 기록을 그 자리에서 확보합니다.

읽기 전에는 상대 보험사 담당자가 전화로 7 대 3이라고 통보하며 기준이 그렇다고 하면 법이 그런 줄 알고 수긍합니다. 읽고 나면 과실비율 인정기준이 법률이 아니라 손해보험협회의 실무 지침이라는 사실을 알고, 적용한 도표 번호와 수정요소 항목을 문자나 메일로 남겨 달라고 먼저 요구합니다.

읽기 전에는 치료비는 보험사가 병원에 직접 냈으니 이제 남은 것은 합의금뿐이라고 생각하고 제시액 하나만 쳐다봅니다. 읽고 나면 금액 편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항목이 휴업손해와 상실수익액이라는 것을 알고, 담보별 청구 서류 목록을 펼쳐 청구 자체가 빠진 항목이 없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읽기 전에는 진단서만 잘 받아 두면 된다고 믿고 휴업손해증명서에 통원치료로 결근했다고만 적어 제출했다가 대부분 부인당합니다. 읽고 나면 결근한 날짜를 일자별로 특정해 사업주 날인과 미지급 급여액을 함께 받아 두고, 급여를 전액 받았다면 연차 사용 내역서까지 확보해 유급휴가 소진분을 손해로 주장합니다.

읽기 전에는 경찰 조사에서 조사관이 합의 의사를 묻는 자리에 분위기에 밀려 처벌불원 의사를 먼저 꺼냅니다. 읽고 나면 아직 치료 중이라 판단할 수 없다고만 답하고, 진단이 확정되고 향후치료비 견적이 나온 뒤에 협상 시점을 직접 고릅니다.

읽기 전에는 선고 직전에 합의해야 재판부가 가장 크게 봐준다는 말을 믿고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읽고 나면 송치 예정 시기와 기소 판단 시점, 첫 공판기일과 결심기일을 역산 캘린더에 적어 두고, 지금 내미는 합의 제안서가 사건 자체를 지우는 것인지 형량 몇 달을 깎는 것인지 계산한 뒤 금액을 정합니다.

읽기 전에는 억울하다는 감정만으로 소송을 떠올렸다가 비용이 무서워 결국 제시액에 서명합니다. 읽고 나면 내 손해액과 상대 손해액을 합해 1퍼센트포인트가 얼마인지 환산하고, 약관 지급률 85퍼센트와 법원 기준 전액의 차이까지 견주어 협의와 심의와 소송 중 어디에서 멈출지 스스로 결정합니다.


[추천 독자]

오늘 사고가 나서 지금 도로 위에 서 있는 사람. 무엇을 먼저 찍어야 하는지,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지, 상대가 그냥 보험으로 처리하자고 할 때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1장과 부록 1의 시간대별 체크리스트가 첫 72시간을 대신 정리해 줍니다.

보험사로부터 과실비율을 통보받았는데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사람. 그 숫자의 기본과실이 어디서 나왔는지 확인하고, 내 사고에 반영되지 않은 수정요소를 찾아, 부록 2의 이의제기서 문안으로 근거를 갖춰 다시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를 받고 형사 절차가 시작된 가해자. 내 사고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지, 조사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합의는 어느 시점에 어떤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5장과 6장이 단계별로 짚어 줍니다.

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합의를 재촉받고 있는 피해자. 지금 서명하면 무엇을 포기하게 되는지, 향후치료비와 후유장해는 어떻게 남겨 두는지 알고 나면 상대의 재촉에 흔들릴 이유가 사라집니다.

운전이 곧 생업인 사람. 화물, 택시, 버스, 배달, 영업직처럼 사고 한 건이 면허와 수입에 바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행정처분과 형사절차와 보험 갱신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부모나 배우자, 자녀의 사고를 대신 처리하고 있는 가족. 병원과 보험사와 경찰서를 오가며 무엇을 언제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서류에 지금 서명해도 되고 어떤 서류는 미뤄야 하는지를 부록 1의 서류 관리표와 부록 3의 청구 서류 패키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직 사고를 겪지 않았지만 미리 준비해 두려는 운전자. 블랙박스 설정과 보험 담보 구성, 사고 직후 연락 순서를 한 번 점검해 두는 것만으로 실제 상황에서의 대응 수준이 달라집니다.

이미 한 번 합의를 마쳤지만 처리 과정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사람. 무엇이 정상적인 절차였고 무엇을 놓친 것인지 확인하고, 남아 있는 청구권과 남은 기간을 부록 3의 시효 관리표로 점검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와의 협의가 막혀 분쟁심의나 소송까지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 7장이 협상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자료와 물러설 선, 그리고 다음 절차로 넘어갈 판단 기준을 정리해 줍니다.


[본문 속 실제 장면]

충돌음이 멎은 직후 30초는 판단력이 가장 낮은 순간인데도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 가장 많이 내려집니다. 이 책은 그 30초를 비상등, 안전확보, 부상확인, 촬영, 신고판단 다섯 구간으로 쪼개 두고, 상대 차량번호를 소리 내어 읽어 두 번 이상 더듬으면 아직 말할 상태가 아니라는 자가 점검법까지 정해 줍니다.


현장에서 무심코 나온 괜찮다는 말은 상대 블랙박스에 음성으로 남아 나중에 상해를 다투는 쪽의 근거가 됩니다. 그 자리에서 대신 쓸 문장 하나와, 명함 대신 확인해야 할 두 가지가 운전자 본인 여부와 차량번호라는 기준을 미리 손에 쥐게 합니다.


차를 옮길지 말지는 기분이 아니라 두 가지 확인으로 갈립니다. 후방에서 내 차가 충분한 거리에서 보이는 위치인가, 차가 자력으로 움직이는가. 하나라도 아니면 차는 두고 사람만 빠져나오라는 판단 기준을 커브 안쪽과 언덕 너머 같은 실제 지형에 대입해 설명합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촬영보다 대피가 먼저입니다. 시속 100킬로미터에서는 1초에 약 28미터가 사라진다는 계산을 근거로 비상등, 트렁크 개방, 탑승자 전원 하차, 가드레일 바깥 후방 이동, 그다음 신고라는 순서를 고정하고 안전삼각대의 자리를 마지막으로 옮깁니다.


상대의 신호위반이 분명히 찍혔다는 이유로 블랙박스를 그대로 냈다가 오히려 과실이 올라가는 구조를 가상 사례로 보여 줍니다. 제출 전에 상대가 아니라 정지선 침범, 방향지시등, 안전거리, 차로변경 순으로 내 불리 요소부터 훑고, 유리한 장면 하나와 불리한 장면 두 개가 같은 파일에 들어 있으면 그 영상은 내 무기가 아니라는 판단선을 세워 줍니다.


영상으로 속도를 주장해도 되는지는 구간 길이가 결정합니다. 20미터를 1.00초에 통과하면 시속 72킬로미터지만 앞뒤 한 프레임씩 잘못 읽어 0.93초가 되면 77이 되고, 같은 오차를 10미터 구간에 적용하면 83까지 뜁니다. 그래서 실측 20미터 이상, 통과 시간 1초 이상에서만 근거로 쓰라는 선을 긋습니다.


양측 블랙박스를 맞대어 볼 때 화면에 찍힌 시계값은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내장 시계는 전원 차단이나 장기 주차만으로도 수 분씩 밀리기 때문에, 경적과 브레이크등 점등, 두 영상에 모두 잡힌 제3차량의 통과 순간을 영점으로 삼아 프레임을 맞추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정비공장에서 렌트 드릴까요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순간 대차료는 조용히 새기 시작합니다. 열쇠를 받기 전 계약서에서 차종, 등급, 일 요금, 예정 기간 네 가지를 확인하고, 일 대차료에 예상 수리 일수와 내 과실비율을 곱한 자기 부담액을 미사용 대차료와 비교해 결정하는 계산을 3분 만에 끝내게 합니다.


수리가 늘어질 조짐이 보이는데 그냥 타고 다니면 통상 수리 기간 초과분은 전액 자기 돈이 됩니다. 부품 발주 일자와 입고 예정일이 적힌 확인서를 언제 받아 두어야 하는지, 입고일과 착수일의 간격은 왜 따로 따져야 하는지를 정비공장에서 실제로 요구할 문장 단위로 정리합니다.


상대 보험사 담당자가 치료는 받으셔도 되는데 과실분은 본인 부담이라고 말할 때 반박부터 하지 않게 해 줍니다. 상해급수 12급에서 14급 구간이라면 대인배상 I 한도를 넘는 치료비에 본인 과실비율을 곱한 금액이 내 몫이며, 과실이 잡히지 않거나 치료비가 의무보험 한도 안에서 끝나면 해당되지 않는다는 두 조건을 먼저 확인시킵니다.


경상 치료가 4주를 넘어가는데 진단서가 없으면 그 시점부터 치료비 지급보증이 끊기고, 몇 주 뒤 미수금 청구서가 환자에게 옵니다. 3주차에 진단서를 요청하고 발급 전 담당의에게 남은 증상과 치료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는, 기간이 짧게 적히는 것을 막는 실제 요령을 담았습니다.


병원 침대에서 금액과 민형사상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는 두 줄짜리 합의서에 도장을 찍는 장면을 가상 사례로 짚습니다. 형사합의금을 민사와 별도로 할지 손해배상금 일부로 충당할지 한 줄로 명시하지 않으면 공란이 공제 쪽으로 읽힌다는 점을, 총 손해액과 합의금을 넣은 예시 계산으로 눈에 보이게 만듭니다.


포기 범위는 형사 처벌불원, 이미 확정된 현재 손해, 향후치료비와 후유장해 같은 미확정 손해의 세 층인데 한 문장이 세 층을 한꺼번에 덮습니다. 치료 종결이나 장해 감정 전이라면 어떤 유보 문구를 한 줄 넣어야 하는지, 지급은 왜 본인 명의 계좌이체여야 하는지까지 문안으로 제공합니다.


미성년자 피해자와 사망 사건에서는 문구를 아무리 잘 써도 당사자를 잘못 고르면 무의미해집니다. 공동친권이면 양쪽 서명과 인감이 필요하고, 사망 사건은 기본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로 상속인 전원을 확정한 뒤 위임장을 받아야 하며, 일부만 서명한 합의서는 그 사람의 지분에서만 효력을 가진다는 원칙을 절차 순서로 정리합니다.


가해자가 매일 병실을 찾아가 사과를 반복하는 것과 보험사에 넘겼다며 연락을 끊는 것은 같은 결과로 수렴합니다. 접촉 총량은 사과 1회, 경과 확인 1회, 합의 제안 1회로 세 번이 상한이고, 진단과 치료 방향이 굳는 31일 이후에 금액을 꺼내며, 송치 통지를 받은 날을 관리표의 새 기준일로 다시 잡는 90일 일정표를 그대로 씁니다.


[전체 목차]


프롤로그 사고는 3초, 처리는 6개월 — 당신이 잃는 돈의 대부분은 첫 72시간에 결정된다


1장 사고 직후 72시간, 현장에서 이미 결정되는 것들


 1-1 충돌 직후 30초, 뇌가 놓치는 것들

 1-2 구호조치와 신고는 다른 의무다

 1-3 현장 증거 수집의 순서: 사진 12컷과 영상 백업

 1-4 경찰 신고, 할 것인가 말 것인가

 1-5 보험사 접수 타이밍과 접수는 곧 할증이라는 오해

 1-6 병원에 갈 것인가: 지연 발현과 진단서의 시점


2장 과실비율의 해부, 숫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범퍼가 부딪히고 차가 멈춘다. 내려서 상대 얼굴을 확인하고 죄송하다는 말이 오가고 명함을 주고받고 보험사끼리 처리하자는 말로 현장이 정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이 되지 않는다. 며칠 뒤 통보받은 과실비율은 납득이 되지 않고, 담당자의 설명은 맞는 말 같은데 무엇을 더 물어야 할지 모르겠고, 어느 날에는 경찰서에서 출석하라는 연락이 온다. 충돌은 3초 만에 끝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절차는 짧게 잡아도 6개월이다. 이 책은 그 6개월을 시간축 위에 펼쳐 놓는다. 지금이 사고 며칠째인지, 다음에 오는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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